perception individual​

perception individual

interactive installation, 2 computers, 2 kinect sensors, 4 speakers, 3 smart bulbs, 1 illuminators, 1 ceramic(tongue), 1 flowerpot, 1 TV, 1 paper(tlqkf), twin doll, small weights, 2020

Perfect condition – 환영()합니다, 탈영역우정국, Seoul, april 2020.

PERCEPTION  INDIVIDUAL is an interactive installation in a space that mimics the shape of a domestic architectural floor plan. Visitors encounter a series of objects that induce an experience of illusion (mirage imaginary).

The space is entirely dark, accessible only by passing through blackout curtains. On the floor, outlined in white as if drawn from an architectural blueprint, lie various unrelated objects such as flower pots, weights, and tongue-shaped ceramics placed in irregular positions.

When approached, sensors react to the viewer’s movement and trigger different sound clips. These sounds—composed of disconnected effects, words, and short phrases—are accompanied by red, blue, and green primary lights that flicker unpredictably in response. These spatial elements envelop the viewer’s senses. Objects lacking context, disjointed sounds, and erratic lighting crash into one another, producing confusion and disorientation.

In the continuous misalignment of the signifier and the signified, the viewer’s perceptual system temporarily collapses. Their judgment is suspended as they confront the gap between concept and reality. The conflict between opposing forces—truth and falsehood, reality and fiction, reason and emotion—intensifies within the space.

“What humans desire recedes like a mirage the moment they reach for it. Because the object of desire can never be fully satisfied, humans pursue it again and again. Yet desire is a signifier that lacks a complete signified, an empty chain of signs that endlessly delays meaning.”
– Jacques Lacan, Theory of Desire

PERCEPTION  INDIVIDUAL engages with the very nature of desire. The viewer’s sense of reality is unsettled through the discordance of objects, sound, and light, while internal tensions unfold as attempts to distinguish illusion from the real.

The repeated slippage between the signifier and the signified reveals desire as a generative force that revives the instability of the perceptual system. In doing so, the work exposes how human perception, swayed by desire, becomes vulnerable among heterogeneous signs. It also poses ontological questions about representation(idea).

PERCEPTION INDIVIDUAL〉은 건축적 도면의 형상을 지닌 마치 집을 가장한 것과 같은 공간에서 관람자가 그곳에 놓인 갖가지 오브제들에 의해 환영(幻影)을 경험하게 되는 인터랙티브 설치이다.

암막 커튼을 열고 들어서야 마주할 수 있는 공간은 빛이 완전히 차단되어 있으며, 흰 선으로 도면이 그려진 바닥 위에는 화분, 무게 추, 혀 모양의 세라믹 등 서로 연관 없어 보이는 오브제들이 불규칙하게 놓여 있다.

이 오브제들에 다가가면, 관람자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센서가 작동하여 각기 다른 사운드가 재생된다. 오브제와 의미가 연결되지 않는 효과음, 단어, 짧은 문장으로 구성된 사운드와 함께, 이에 반응하여 불규칙하게 조정되는 빨강, 파랑, 초록의 원색 조명들이 공간 전체를 감싸며 감각을 자극한다. 맥락 없이 배치된 오브제, 그것을 비껴가는 사운드, 예측 불가능한 조명의 깜빡임은 서로 충돌하고 뒤엉키며 혼란을 야기한다.

기의와 기표가 닿지 못하는 상황의 연속에서 관람자의 기호 체계는 일시적으로 붕괴되고, 판단은 지연되며, 관념과 실재의 괴리를 경험하게 된다. 이 공간에서 진실과 거짓, 실재와 허구, 이성과 감성과 같은 대립이 낳는 관념의 갈등은 증폭된다.

인간이 욕망하는 대상은 신기루처럼 잡는 순간 저만큼 물러난다. 대상은 욕망을 완전히 충족시킬 수 없기 때문에 인간은 대상을 향해 가고 또 간다. 그러나 욕망은 기표이며 그것은 완벽한 기의를 갖지 못하고 끝없이 의미를 지연시키는 텅 빈 연쇄고리일 뿐이다.” 
– 자크 라캉, 『욕망이론』

〈PERCEPTION INDIVIDUAL〉은 바로 이 ‘욕망’의 본성을 다룬다.
현실에 대한 감각은 오브제와 사운드, 조명의 불일치 속에서 의심받기 시작하고,
내면의 갈등은 환영과 실재를 분간하려는 시도로 이어진다.

작품 속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기의와 기표의 어긋남은 욕망의 속성으로 다시 발아되며, 인간이 구축한 기호체계의 불완전함을 환기시킨다.

이처럼 작품은 인간이 만들어낸 상이한 기호들 사이에서 욕망에 의해 쉽게 무력해지는 인식의 체계를 드러내는 동시에 인간이 갖는 표상(관념)에 대해 존재론적 질문을 제기한다.

퍼포먼스 PERCEPTION INDIVIDUAL

performance, 1 performer(with fake police costume), 1 dancer(disguised as spectator), audiences(participated), 1 stage light, 2 computers, 2 kinect sensors, 4 speakers, 3 smart bulbs, 2020

2020.04.25 (오후 4시, 5시)
2020.04.26 (오후 3시, 4시, 5시)
총 5회 약 16~17분

배우 정환욱과 함께 하는 이 퍼포먼스는  3개의 장면으로 구성되어 점차 관람자를 환영 속으로 초대한다.
인터랙티브 설치 <perception  individual>을 배경으로 펼쳐지며 관람자의 직접적인 참여를 통해 완성된다.
퍼포머와의 상호작용으로 만들어지는 시각·청각·신체적 감각을 통해 관념적 부조리(가치와 의미의 혼동욕망과 불안의 충돌)를 체험한다.

#1

퍼포머는 권위를 상징하는 경찰제복을 입고 해병대 제식과 함께 등장한다.
그리고 무대 중앙에 서서 과도하게 경직된 태도로 관람객에게 명령을 던진다.

최고의 명작품을 향하여 관람 시~~!!”
열심히 관람합니다, 가만히 있지 않습니다
속닥거리지 않습니다
서로 붙어있지 않습니다
만지지 않습니다
작품에 집중합니다

이러한 명령은 허구의 권위를 행사하지만, 그 내용은 비논리적이며 엉뚱하다.
관객은 웃음을 머금으면서도 그 명령에 쉽게 저항하지 못한다.
권위가 모방된 상징만으로도 작동한다

모범택시 마크,
산불조심이 적힌 완장,
나이트클럽 웨이터 명찰,
무대용 구두, 스마일견장 등.

처음에는 보이지 않았던 퍼포머의 복장이 관람자의 눈에 들어온다.
이 뒤섞인 정체성은 위계의 모호함과 권위의 허구성을 드러낸다.
그의 과장된 몸짓과 언사가 늘어날수록 강압적 위계 질서는 도드라진다.
상징이 실재를 기만하며 권위나 규율을 대리하는 상황이 연출된다.

#2

퍼포머는 공간의 오브제들을 지목하며 엉뚱한 단어를 발성한다:

레드” (붉은 조명을 가르키며)
미끄럼틀” (혀 오브제를 가르키며)
안성기” (화분을 가르키며)
제육볶음” (TV를 가르키며)

중앙을 벗어나 관객에게 다가가 이들의 움직임을 흉내낸다.
가만히 서 있기, 서로 쳐다 보기, 피하며 걷기 등.
관람자의 심리적 안정선을 뭉개며 이곳 저곳을 휘젖는다.
퍼포머는 관계의 주체/객체를 모호하게 만든다.

관객이 퍼포먼스에 어느 정도 익숙해지는 사이
퍼포머의 태도는 느슨하게 변하고 엉뚱한 문장을 익살스럽게 반복한다.

인형 타~” (인형에게 화가난 듯 쳐다보다 갑자기 관람자를 향해)
“TV 누워. 돌아” (관람자를 TV앞에 데려다 몸을 회전하면서)
레드~” (조명을 가리키다 관람자를 향해)

이러한 그의 발화는 불완전하다.
명확한 지시라기보다는 시적 언어처럼 작용한다.
관람객은 어렴풋이 추측하고 퍼포머의 말에 따라 움직이려 하지만 의미는 붕괴되었다.
의미와 가치 위에 또 다른 기호가 덧입혀져 혼동과 혼란은 깊어진다.

#3

퍼포머는 관람자와의 거리를 좁히고 손을 맞잡으며, 함께 춤을 추자고 제안한다.
어느 새 음악은 흐르고 퍼포머는 관람자 한 명 한 명과 접촉하며 관계를 만들어낸다
절정에 다다랐을 무렵, 관람자로 위장했던 다른 퍼포머(댄서)와 함께 열정적인 탱고를 완성한다
그러다 음악이 마무리 되면  퍼포머는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빠르게 공간을 빠져나간다

퍼포머와의 관계가 허망하게 단절되는 순간,
일방적 이탈은 관람객에게 강한 잔상을 남긴다.

관객은 끝내 퍼포머의상징된질서 안에서 작동한다
그 권위와 충돌하거나 그를 따라가며 스스로의 위치를 다시 돌이킨다.

짧은 시간 동안 겹치고 얽히는 감각적‧심리적 혼란은 비현실적인 상황을 만들어내며,
그 안에서 형성된 몰입된 관계와, 그 뒤를 따르는 공백은
모두가 환영 속에 존재했음을 명확히 드러낸다.